늘 "고맙다"는 말을 달고 사는 친구가 있었습니다. 그 친구는 만나도 고맙다, 전화를 해도 고맙다, 헤어질 때도 고맙다, 전화를 끊을 때도 고맙다고 합니다.
그런데 절대 가식이 아닙니다. 정말 만날 수 있어서 고맙고,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고마운 마음이 얼굴과 목소리에서 느껴집니다.
사실 그 친구는 세상의 잣대로 보면 고마울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. 가진 것도 없고 건강하지도 못합니다. 그런데도 늘 고맙다고 하니까 정말 다 가진 것처럼 보입니다.
서점에 서서 책장을 넘기다가 문득 이런 구절을 발견했습니다.
감사란 참 아이러니한 것이다. 정말 감사해야 될 것 같은 사람들은 감사할 줄 모르고, 거의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은 많은 경우 감사하면서 살거든.
이 구절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습니다.
감사해야 할 일이 넘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 반듯한 외모에 타고난 건강, 단란한 가족까지 지니고 있는 사람들일지라도 불만이 가득한 사람들을 보곤 합니다.
나는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고, 우리 부모님은 너무 가진게 없다고, 남들이 머리가 좋은데 나는 노력해야 한다고, 남들은 운이 좋은데 나는 운이 나쁘다고..... .
그렇게 불평하는 사람들은 '감정의 극빈자' 입니다.
그런데 반대로, 누가 보더라도 감사할 일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 지극히 감사해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.
맛있는 반찬은 없지만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, 그리 건강하지 못해서 병원 신세를 지고 있지만 목숨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고, 팔은 불편하지만 걸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감사하고, 눈은 보이지 않지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.
감사해야 마땅한 일에 감사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. 하지만 도저히 감사하게 여겨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감사하며 웃는 사람은 정말로 많이 가진 부자들입니다.
내가 가진 것에 충분히 감사하고 기뻐하는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부의 척도라고 생각이 듭니다.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고의 유산 역시 돈도 집도 땅도 아닌, '감사할 줄 아는 마음' 아닐지요.